[데이터로 프로덕트 뜯어보기] #2 YouTube
데이터로 프로덕트 뜯어보기 시리즈
📓 다른 아티클 모음
목차
- 들어가는 글
- 주의사항
- 비즈니스 모델 Overview
- Free 서비스에서 중요한 지표
- Premium 서비스에서 중요한 지표
- 광고 매출 + 구독료 매출 = 총 매출
- 나가는 글
들어가는 글
개인적으로 YouTube에 대한 애증이 있습니다.
- 😍: 영어 공부, 데이터 공부, AI 논문 요약, 축구 영상, LoFi 플레이리스트
- 😡: 도파민 중독, 도파민 중독, 도파민 중독, …
최근 유투브 프리미엄 가격이 14,900원으로 크게 인상 되었을 때,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미니멀한 삶을 살기 위해 구독 해지를 해봤지만 이미 YouTube가 삶의 워낙 큰 부분을 차지한 탓에 정신 차려보니 복귀 사용자가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YouTube의 핵심 지표가 뭐길래 내 삶에 진득하게 스며들게 되었을까?”
그래서 이번 아티클에서는 소비자로서의 개인적인 애증을 떠나, “데이터쟁이로서” YouTube 프로덕트를 해부해보고 싶었습니다.
주의사항
- 필자의 의견은 오류가 있거나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격하게 환영합니다.
- 편의상 YouTube Music 등 사이드 프로덕트와 BM 등은 생략했습니다.
- YouTube Advertising 모델이나 유투버 수익 모델 등은 초점에서 제외하고, 최종 사용자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 필자의 전/현직 직장의 데이터 분석 현황과 무관합니다.
비즈니스 모델 Overview
많은 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YouTube는 대표적인 Freemium (Free + Premium) 플랫폼입니다. 특히 Premium뿐만 아니라, Free 서비스에서도 광고를 통한 매출이 가능한 BM을 지니고 있습니다.
- Free: 영상 플레이 전후 또는 중간에 광고를 송출함으로써 광고 매출
- Premium: 광고 없는 영상 시청 제공을 통한 월 구독료 매출
한편 Thumbnail Test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사용자 수와 매출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월간 활성 사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 = 2,600,000,000명
- 구독 사용자 수(Monthly Paying Users) = 96,800,000명
- 총 매출액 = $15,000,000,000 (광고 53%, 구독 47%)
“활성”의 기준이 다소 모호한 면이 있고, 구독 중인 사용자를 “활성” 사용자로 간주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결론을 내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YouTube의 MAU는 약 26억명이며, 그 중 96.3%는 Free 서비스에, 3.7%는 Premium 서비스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 총계는 거의 유사하다.”
안타깝게도 저는 Google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 중 전략상 어떤 모델에 더 집중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판단해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실은 수긍할 만할 것입니다.
“Free 서비스의 광고 매출, Premium 서비스의 구독료 매출 중 일방적인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를 합한 매출 총계가 중요할 것이다.”
특히,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는 아래 그림과 같이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가질 것입니다. 즉, 사용자의 서비스 이동은 한 쪽에서는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 다른 한 쪽에서는 유입으로 인한 매출 증가로 이어지겠죠.
본 아티클 결론의 스포일러를 살짝 드리자면, 저는 주요 중간 지표들을 변수로 지닌 YouTube의 “매출 총계 산식”을 보여드리려고 하는데요. 우선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를 각각 좀 더 상세하게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Free 서비스에서 중요한 지표
Free 서비스에서는 “광고 매출”이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종 사용자와 별도로, YouTube Advertising 플랫폼을 통해 광고주를 모집하고 있기도 합니다.
“광고 매출”이라는 핵심 지표에 기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파생 지표들을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정리해봤습니다.
(1) Total Watch Time (총 시청 시간)
광고 매출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지표를 “총 시청 시간”으로 두었습니다. 사실 YouTube의 광고 상품은 영상 중간 게재 방식 외에도, 꽤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영상 중간 게재” 방식의 광고 상품만 존재한다고 가정해본다면, 총 시청 시간과 광고 매출 사이에는 당연히 강한 인과 관계가 존재할 것입니다. 시청을 많이 할수록 그만큼 광고 노출량이 늘어나게 될테니까요.
(2) DAU *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 *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 총 시청 시간
총 시청 시간을 하나의 수식으로 만들기 위해 다음 세 가지 독립 변수로 해부해봤습니다.
- DAU (일간 활성 사용자 수): “활성”의 의미가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우선 여기에서는 단순히 방문 사용자 수 정도로 두었습니다.
- Avg. Number of Daily Sessions per User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 사용자 1명이 하루 동안 평균적으로 몇 번 YouTube에 방문하는지를 의미합니다.
- Avg. Watch Time per Session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사용자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영상을 시청하는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세 가지 변수의 곱은 “총 시청 시간”으로 귀결됩니다.
일간 활성 사용자 수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
= 일간 총 세션 수- 일간 총 세션 수 *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 (일간) “총 시청 시간”
여기까지만 살펴봐도, YouTube는 사용자를 “중독시켜야 하는” 동기가 매우 강한 BM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이 저절로 오네요. 매일 지속적으로 방문을 유도해야 할 뿐더러,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오랫 동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니까요. (제가 왜 YouTube에 중독되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
(2–1) DAU: 일간 신규 사용자 수, N-DAY 리텐션
대부분의 프로덕트에서 DAU를 늘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잔존하도록 유도한다.”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는 결국 끊임 없는 유입(Acquisition) 활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프로모션, 바이럴 루프 등 다양한 마케팅 액션을 통해서 말이죠.
“잔존하도록 유도한다”는 결국 프로덕트의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에 매력을 느껴 지속적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UX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PMF를 달성해야 하는 것이죠. YouTube의 PMF 달성에 도움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영상 컨텐츠가 끼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 같은데요. 저는 이에 대해 New Content Uploads(신규 컨텐츠 업로드 수)와 Content Freshness(컨텐츠의 신선도)를 뽑아봤습니다.
- New Content Uploads(신규 컨텐츠 업로드 수): 컨텐츠 플랫폼 특성상, 지속적으로 다양한 컨텐츠가 공급되어야 사용자의 재방문 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유투버의 수익 창출 요건 중 “지난 90일 동안 영상 업로드 최소 3회”를 둔 것도 결국 신규 컨텐츠 업로드 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 Content Freshness(컨텐츠의 신선도): 단순히 신규 컨텐츠 업로드 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적시성이나 최신성이 떨어진다면 영상 업로드 대비 사용자를 유인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각종 사건사고, 입소문, 이벤트 등을 그 어떤 플랫폼보다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가 되어야 하겠죠. 개인적으로, YouTube Live를 지원하게 된 계기가 이 목적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를 통해 컨텐츠의 신선도를 향상시킴으로써, 결국 리텐션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2–2)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 푸시 알림 클릭률
YouTube 플랫폼 특성상 사용자가 하루에 한 번만 방문하도록 목표를 두는 것은 최적화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방문하게 만들어 총 시청 시간을 극대화해야 하겠죠. 따라서 단순히 DAU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신규 컨텐츠 업로드 수와 컨텐츠의 신선도 역시 사용자의 일 평균 세션 수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저는 또 하나의 인자로 CTR on Push Notifications(푸시 알림 클릭률)를 뽑아봤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무분별한 푸시 알림을 보내면 사용자의 세션 수 증가는 커녕 오히려 프로덕트 이탈을 자극하여 DAU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자극을 주는 시점, 개인화된 메시지 등을 통해 상충 관계를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사이언스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한 번 정리해봤어요.
- 적절한 자극을 주는 시점 찾기: Chi-squared 테스트나 Log-rank 테스트를 통해 A/B Test를 지속적으로 실행하여 클릭률과 생존율이 가장 극대화되는 시점 찾기
- 개인화된 메시지: 추천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고, 클릭률과 생존율을 Target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모델 재학습시키기
(2–3)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추천 알고리즘 성능, 컨텐츠 매력
DAU와 일 평균 세션 수가 아무리 높다고 한들, 결국 실제 시청 시간이 높지 않다면 광고 매출이 극대화되지 않은 상태일 것입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YouTube에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시청 시간도 극대화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에 영향을 줄 만한 여러 가지 액션 아이템이 존재하겠지만, 이번에도 저는 크게 두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 Recommendation Algorithm Performance (추천 알고리즘 성능): 클릭률을 핵심 Target으로 지닌 추천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재학습을 시켜야 할 것입니다. 즉, Home Feed와 연관 영상 Feed 상에서 클릭률을 극대화하도록 컨텐츠를 노출시켜야 하는 것이죠. 공부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추천 알고리즘 모델에는 내용 기반 필터링 기법(Content-based Filtering)과 협업 필터링 기법(Collaborative Filtering)이 있는데, 각 개인 사용자가 실제로 시청한 영상과 유사한 컨텐츠를 노출시키거나 동일한 세그먼트가 시청한 컨텐츠를 노출시킴으로써 이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 Content Captivation (컨텐츠 매력): 단순히 클릭률을 목표로 지닌 추천 알고리즘자체만으로는 시청 시간을 극대화할 수 없습니다. 즉, 클릭한다고 해서 실제로 시청 시간이 극대화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지표들을 통해 시청 시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컨텐츠 매력”을 정량화해야 할 것입니다. 즉, 조회 수, 좋아요/싫어요 수와 비율, 댓글 수와 댓글의 감성 분석, 사용자의 평균 시청 시간 등 정량적인 Feature로 둔 후, 평균 시청 시간을 Target으로 지닌 “컨텐츠 매력” 모델을 정의해야 합니다. 회귀 분석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죠.
Premium 서비스에서 중요한 지표
Premium 서비스에서는 “구독료 매출”이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실제 Free 서비스의 사용자를 구독 전환시킨 후 구독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독료 매출”이라는 핵심 지표에 기여하기 위한 구체적인 파생 지표들을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정리해봤습니다.
(1) Total Subscribers (총 구독자 수)
구독료 매출에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지표를 “총 구독자 수”로 두었습니다. 이 점에는 큰 어려움 없이 누구나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 Quick Ratio (건전성 지표)
그렇다면 “총 구독자 수”에 영향을 끼칠 만한 지표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존재하겠지만,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기 위한 실효성이 가장 높다는 측면에서 저는 Quick Ratio(건전성 지표)를 뽑아봤습니다. 구독 모델이라는 것은 유입과 이탈 중 하나만이 아닌,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Quick Ratio (건전성 지표): 건전성 지표란 총 구독자 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즉, 구독자 유입량과 이탈량을 비교함으로써 구독 모델 프로덕트의 규모가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죠. 건전성 지표에 관해 좀 더 파헤치고 싶으시다면 아래 아티클을 참고해주세요. (셀프 홍보)
(3) (신규 구독자 수 + 복귀 구독자 수) ➗ 이탈 구독자 수 = 건전성 지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건전성 지표는 프로덕트 규모가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즉, 이탈 사용자 대비 “새롭게 혹은 다시 돌아오는” 사용자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려주는 것이죠. “욕조의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물에 비해 얼마나 많은 물이 수도꼭지에서 들어오고 있는가”에 빗대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 (
신규 구독자 수
+복귀 구독자 수
) ➗이탈 구독자 수
=건전성 지표
똑같은 총 구독자 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Quick Ratio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단순한 구독자 수 지표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례의 경우, 3일과 4일의 DAU가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Quick Ratio가 크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탈 사용자 수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3–1) 신규 구독자 수: 구독 전환 트리거
건전성 지표(Quick Ratio)를 상승시키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신규 구독자 수를 늘리는 일입니다. 즉, 유입 활동이 필요한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Free 서비스에 머무르고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구독 전환 트리거를 심어 놓음으로써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트리거가 있는지 제가 직접 찾아봤습니다.
- 영상 재생 전 광고 노출 직후 팝업을 통해 좌측 하단에 구독 전환 트리거가 존재했습니다. “Get YouTube without the ads”를 문구로 하여, 광고 피로도를 느끼는 적시에 노출시킨 것이죠. 단순히 “purchase”가 아닌, “1 month free”와 같이 부담이 크지 않은 CTA를 만든 것이 돋보입니다.
이 외에 특별히 강력한 트리거는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왜 그럴까요? 앞서 잠시 설명해드렸던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의 트레이드오프 관계 때문인데요. Premium 서비스로의 구독 전환 트리거가 지나치게 강할 경우 당연히 구독 매출은 증가할 수 있겠지만, 광고 매출은 오히려 감소할 위험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관점을 통해 트리거의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YouTube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굉장히 중요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티클 후반에 들려드릴게요.
(3–2) 복귀 구독자 수: 윈백 전략
복귀 구독자란 과거에 구독 결제를 한 적이 있었지만 Free 서비스로 이탈을 한 후, 오랜만에 재구독을 하게 된 사용자를 의미합니다. 개인적으로 복귀 구독자를 다루는 일이 Quick Ratio 지표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신규 구독자를 유입시키는 것보다 과거 구독 경험이 있는 사용자를 구독하게 만드는 것이 CAC(Customer Acquisition Cost)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구독 지불 용의가 있음이 증명되었음에도 Premium 서비스에 불만족을 느낀 사용자이므로, 이들의 행동을 집중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프로덕트 개선 방향을 정립해가는 데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구독 경험이 있는 사용자를 재구독하게 만드는 방법을 Win-back Strategy(윈백 전략)라고 느끼고 있는데요. 물론 윈백 전략의 정의가 “다른 경쟁사에게 빼앗긴 사용자를 되찾는 전략”이라 조금 부정확하긴 하지만, 저는 경쟁사를 Free 서비스로 두고 여전히 Premium 서비스에서 윈백 전략이 유효하다고 생각하여 이 정의를 떠올려봤습니다.
- 대표적인 윈백 전략은 과거 사용자가 구독 전환되었던 원인을 식별함으로써, 해당 원인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인과추론의 영역일 것 같은데, 가령 해당 사용자가 광고 연속 두 번 시청을 경험한 것이 구독 전환의 핵심 원인이었다면 Free 서비스에서 해당 경험을 더욱 자주 겪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잔인하죠…?)
(3–3) 이탈 구독자 수: 지속적인 가치 전달
건전성 지표를 향상시키기 위한 또 다른 지표는 바로 이탈 사용자 수입니다. 즉, 이탈 사용자 수를 감소시키기 위한 액션을 실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구독자가 지속적으로 구독 결제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우리 제품의 충성도가 높아 특별히 신경을 안 써도 되는 사용자”라고 생각하면 안될 것입니다. 이는 아래의 헤도닉 적응(Hedonic Treadmill)의 개념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아요.
- 헤도닉 적응 (Hedonic Treadmill): 사람들은 현재 수준보다 더 높은 쾌락을 추구하지만, 결국에는 익숙해져서 지속적으로 더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한다. 즉, 사람들의 기존 혜택이나 가치에 대한 만족도가 점점 줄어든다.
즉, 구독 전환을 통해 광고 피로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어 쾌락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독 모델의 가치를 망각하기 쉬울 것이며,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심리가 발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월 결제를 할 만큼 Premium 서비스가 내게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 그냥 구독 해지할까?”
이러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YouTube는 다음과 같은 UI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Premium 서비스로부터 획득한 가치를 정량적으로 보여줌으로써, Free 서비스로 이탈하게 되었을 때 자신에게 발생하게 될 기회 비용을 넌지시 알려줍니다. 이는 YouTube 뿐만 아니라, Amazon Prime, LinkedIn Premium, 쿠팡 와우 등 구독 모델에서 흔히 나타나는 UI 패턴이기도 합니다.
- “Premium” 로고를 최상단에 노출시킴으로써, 스스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 자신이 익숙하게 누리고 있는 현재의 경험이 Premium 서비스 덕분이라는 점을 상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광고 매출 + 구독료 매출 = 총 매출
전술했던 것처럼, YouTube 사업상 광고 매출나 구독료 매출 중 단면이 아닌 다음과 같은 매출 총계 차원에서의 접근이 중요할 것입니다.
“Free 서비스의 광고 매출, Premium 서비스의 구독료 매출 중 일방적인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를 합한 매출 총계가 중요하다.”
사실, 사용자의 CLV(Customer Lifetime Value) 측면에서 Free 서비스와 Premium 서비스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매출액이 2023년 연간 매출이므로 미래 현금흐름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정확한 CLV 계산은 아닙니다. 단순히 각 서비스 사용자의 “현금흐름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심플하게 계산한 것임을 이해해주세요.
CLV 측면으로만 본다면 사용자를 구독 전환으로 유도하는 것이 매출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Premium 사용자 1명을 유입시키는 것이 Free 사용자에 비해 20배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주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좀 더 사용자 중심으로 이해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Joshua: Free 서비스에 충분한 만족을 느끼고 있으며 충성도도 높은 사용자입니다. 구독 결제를 할 만큼의 광고 피로도를 지니고 있지도 않습니다.
- Stefani (Lady Gaga의 본명): Free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광고 피로도를 느끼고 있으므로 구독 결제를 고민하고 있는 사용자입니다.
- Will: Premium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로, 광고 피로도를 방지하기 위해 기꺼이 구독 결제를 할 의향이 있는 사용자입니다.
이 경우 Stefani와 같은 사용자 세그먼트에게는 구독 전환을 유도할 만한 트리거가 필요합니다. CLV 측면에서 매출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니까요. 그러나 Joshua와 같은 세그먼트에게는 오히려 구독 전환 트리거가 매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지불 용의가 높지도 않을 뿐더러 광고 피로도도 낮은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구독 전환 트리거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Free 서비스 이용 자체의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현재 Joshua의 광고 매출 기여분 자체를 소실시킬 수 있겠죠.
결국, Free 서비스에서 Premium 서비스로의 전환 액션을 실행하기 전에, 사용자 세그먼트를 분류해야 합니다. 즉, 아래와 같이 구독 전환 용의가 없는 사용자군과 용의가 있는 사용자군을 분류해야 하는 것이죠.
비록 Free 서비스 사용자의 CLV가 Premium 서비스에 비해 형편 없을 정도로 낮기는 하지만, 광고 매출은 YouTube 매출 총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광고 매출에 기여하고 있는 사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Premium 서비스 전환 유도를 펼치는 정책은 사업 지속성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이제 YouTube의 “매출 총계 산식”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아래 그림과 같이, 각 서비스에서 정의했던 파생 지표들을 통합해보았습니다.
이를 하나의 산식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매출 총계 = 광고 매출 + 구독료 매출
(1) 광고 매출
- 광고 매출 = w1 * 총 시청 시간 + b1
- 총 시청 시간 = DAU * 사용자의 평균 세션 수 *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 (단, w1과 b1은 모종의 weight와 bias를 의미함. Simple Regression을 따른다고 가정함.)
(2) 구독료 매출
- 구독료 매출 = w2 * 총 구독자 수 + b2
- 총 구독자 수 = w3 * (신규 구독자 수 + 복귀 구독자 수) ➗ 이탈 구독자 수 + b3
- (단, w2, w3, b2, b3는 모종의 weight와 bias를 의미함. Simple Regression을 따른다고 가정함.)
따라서 매출 총계를 재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 후, Clustering Algorithm을 통해 각 사용자 세그먼트를 분류한 후, 각 세그먼트마다 매출 총계 산식의 weight와 bias 계수를 별도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우리가 어떤 액션을 취했을 때 매출 총계의 변화량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액션이 매출 총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실행해야 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실행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편미분을 통해 매출 총계 변화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사례) 기존의 Premium 서비스 사용자 Joshua가 구독 이탈자가 되어 Free 서비스 사용자로 전환되었다면 매출 총계 변화량은 증가할까, 감소할까?
- 주요 가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Joshua가 속한 세그먼트의 각 계수와 지표의 값들
w1 = 0.1
w2 = 0.2
w3 = 0.3
b1 = 1
b2 = 2
b3 = 3
사용자의 평균 세션 수 = 2
세션의 평균 시청 시간 = 30
신규 구독자 수 = 100
복귀 구독자 수 = 50
이탈 구독자 수 = 10
- Joshua의 행동으로 인해 이탈 구독자 수는 1 감소하고, DAU는 1 증가합니다.
- 최종 매출 총계 변화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결론은 이렇습니다. Joshua의 사용자 특성상 Premium 서비스에서 Free 서비스로 이탈했다고 하더라도 매출 총계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줍니다.
사례를 통해 짚어본 것처럼, 사용자 세그먼트의 특성에 따라 Free 서비스에 머물러 있는 것이 매출 총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고, Premium 서비스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습니다.
결국, YouTube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용자 세그먼트를 명확하게 분류한 후, 각 세그먼트에 최적화된 개별적인 목표를 두어 Personalized 경험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나가는 글
지금까지 YouTube 프로덕트를 데이터 관점에서 여러모로 뜯어보았는데요. 사실 뜯어보는 과정에서 조심스러움이 많았습니다. 프로덕트 성장에는 데이터 관점 뿐만 아니라, 사실 이보다 훨씬 넓은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저는 내부 사정도 모르기 때문에 이상적인 헛소리(?)를 하는 것에 불과할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한 사람으로서, 제가 애용하는 프로덕트를 제 관점을 통해 분석해보는 일은 정답 여부를 떠나 소중한 학습이 됨과 동시에, 현재 회사의 프로덕트를 대하는 지혜와 안목을 늘리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YouTube에 대한 애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어떤 세그먼트에 분류되어 어떤 실험 대상이 되어 있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참 재미있고 귀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사용자 관점에서 제가 다루고 있는 프로덕트를 좀 더 진득하고 실효적인 관점으로 접근해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제가 이 글을 작성하기까지 회사 동료 분들께서 많은 의견을 들려주셨습니다.
(1) 임원 분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주셨어요.
- “YouTube가 B2B 사업에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B2C 사업으로의 전환 전략을 이뤄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매출의 기반을 광고 모델에서 구독 모델로 옮겨오고 있는 것처럼요.”
(2) UXUI 디자이너 분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주셨어요.
- “YouTube 내에 음악의 저작권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YouTube Music 서비스를 통해 업셀링 전략을 시도한 것도 흥미로워요. 이를 통해 구독 모델의 Benefit을 늘렸잖아요.”
- “Free 서비스에서 체류 시간을 늘릴 만한 고민을 엄청 많이 할 것 같아요. 영상과 댓글을 동시에 보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이 때 댓글로 인해 순수 영상 시청 시간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댓글 UI를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거든요. 또한, 연관 영상 추천 알고리즘과 다른 영상 탐색 경험을 매끄럽게 만들기 위한 UX를 만드는 것도 엄청 중요할 것 같네요.”
(3) 프론트엔드 개발자 A님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주셨어요.
- “YouTube가 이미 Carrying Capacity 수준을 달성했을 것 같은데, 데이터와 별개로 사업 단계상 Free에서 Premium 구독 전환으로 유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 프론트엔드 개발자 B님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주셨어요.
-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진 사회적 현상이 가구업, OTT를 포함하여 YouTube의 매출에도 역시 큰 영향을 끼쳤을 것 같기도 해요. 가족 단위가 아닌, 1인 단위의 결제가 많아졌을 테니까요.”
- “특히, 가족이나 연인 처럼 함께 산다고 하더라도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매출을 상승시키는 데 중요한 기술인 것 같기도 해요.”
비록 본 아티클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모든 의견을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제가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위 동료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 애정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YouTube는 어떤 행보를 걷게 될까요? 또 LLM 시대를 맞이하며 YouTube는 영상과 언어 생성 모델을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을까요? YouTube가 우리의 정보 습득의 문화와 방송연예 산업에도 중대한 변화를 만든 만큼, “시대의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YouTube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지켜보는 게 정말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